백석 시의 모더니티Modernity in Baek, Seok'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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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은 백석이 일상에서 보인 ‘모던 취미’와 작품에서 보인 ‘향토 취미’ 사이의 간극을 ‘유니크’ 즉 개성과 독창성이라는 관점에서 해명한 바 있다. 본고에서는 백석 시의 새로움을 이미지, 기법, 시선, 세계관, 언어 전반에 걸쳐 검토한다. 백석은 정주지방의 풍속과 문화를 소재로 취하면서도 그것을 이상화시키지 않았고, 모더니즘적 기법을 사용하면서도 대부분의 모더니즘 시인들이 즐겨 사용하였던 도회적인 이미지들을 사용하지 않았다. 그것은 백석 시가 리얼리즘이나 모더니즘과 같은 특정한 문예사조를 답습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백석은 서구 이미지즘의 미학적 전통을 이어받고 있지만, 단순히 그것을 답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창조적으로 발전시켰다. 이미지즘의 시각적 이미지는 시각청각촉각미각후각에 육감까지 어우러진 백석의 입체적 이미지에 비하면 오히려 단선적이고 평면적이다. 백석은 다양한 기법상의 실험으로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했다. 백석이 사용한 이미지 자체는 전근대적인 것이지만, 이미지를 다루는 기법은 근대적인 것이다. 백석은 토속적 세계를 그렸지만, 과거에 대한 맹목적 지향을 담지 않았다. 백석이 형상화한 토속적 세계는 풍요와 빈곤, 재미와 고통, 축제와 일상이 교차하는 이중적 세계이다. 민속 그 자체는 전근대적인 것이지만, 민속 탐구는 근대적인 것이다. 백석은 근대인의 시선으로 타자로서의 토속적 세계를 형상화했다. 본 연구에서는 백석 시 연구에서의 쟁점이라 할 수 있는 토속성과 근대성의 관련 양상을 풍속의 전근대성과 풍속 연구의 근대성이라는 관점으로 해명한다. 백석은 정주지방어 외에도 표준어 제정 과정에서 버려진 다양한 비표준 방언을 사용했다. 방언은 표준어가 지향하는 균질적 세계를 훼손한다. 방언은 한 지방의 정체성은 보여줄 수 있지만, 민족 전체의 동질성을 드러낼 수 없다. 백석이 방언을 사용한 의도는 표준어가 지향하는 균질적 세계에 대한 저항으로 보인다. 백석은 표준어를 거부함으로써 모더니티 부정의 모더니티를 추구했다. ‘백석 시의 ‘유니크’는 방언을 사용했다거나, 토속적 세계를 탐구했다거나, 세련된 감각적 표현을 보여주었다는 단편적 사실에 있지 않다. 오히려 백석 시의 새로움은 토속적인 세계를 가장 근대적 시선으로 묘사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본고는 백석 시 전반에 흐르는 이러한 근대적 시선을 해명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백석이 개척한 ‘유니크’한 시 세계가 문학사적, 문화사적 차원에서 얼마나 탁월한 것이었는지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Publisher
한중인문학회
Issue Date
2005-12
Language
Korean
Citation

한중인문학연구, no.16, pp.313 - 336

ISSN
1598-0383
URI
http://hdl.handle.net/10203/90681
Appears in Collection
HSS-Journal Papers(저널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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