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국제적인 동시대성을 획득하면서도 일본적 정체성을 구축하고자 한 일본 건축가들의 노력을 전후 건축사의 흐름 속에서 살펴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본성, 혹은 일본적 정체성은 고정되거나 선재(先在)하는 실체가 아니라 일본의 특정한 국내적 조건과 국제 건축계의 상황 속에서 구축되고 변화하는 역사적인 개념이다. 본 연구는 전후 재건기, 경제 성장기와 버블 호황기, 그리고 위기와 재난의 시기로 정리되는 전후 일본사의 흐름과, 50년대 국제주의 모더니즘에서 60년대 메가스트럭쳐, 70-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90년대 이후의 전지구화 시대라는 건축계의 담론이 각기 교차하는 지점에서 일본 건축의 정체성이 어떻게 구축되고, 전개되며, 때로는 수정되고, 부정되는가를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