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처의 관점에서 본 한국 근대 서사A Study on Korean Modern Narratives from the Perspective of the Legal Wi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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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 소설에서는 조혼한 기혼 남성이 주도적인 인물로 등장하는 서사가 적지 않다. 서사에 등장하는 조혼한 기혼 남성들은 흔히 아내 아닌 다른 여성과 이상적 사랑을 추구하는데, 이러한 인물 유형은 한국 근대 소설의 주요한 서사적 특징이라 할 만하다. 한국 근대 서사에서 조혼한 기혼 남성은 아내 아닌 다른 여성과 사랑을 추구하면서도 아내에게 죄의식을 느끼거나 스스로 나쁜 행위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더 나아가 그 행위의 법적 윤리적 정당성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 심지어는 그것이 봉건적 인습을 타파하기 위한 진보적이고 바람직한 행위라고 항변하기도 한다. 그에 반해 조혼한 기혼 남성의 아내는 남편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로서 서사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서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경우가 드물고, 서사의 표면에 전혀 등장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한 조혼한 기혼 남성이 다른 여성을 사랑하는 것이 법적, 윤리적으로 정당한가의 판단에서 아내의 처지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다. 그러한 의미에서 한국 근대 서사에서 조혼한 아내는 투명인간 같은 존재였다. 본 논문은 염상섭의 「만세전」, 삼대 , 이기영의 고향 , 채만식의 「과도기」 등의 서사 구조를 본처의 관점에서 다시 읽음으로써 일제강점기 한국 근대 소설에서 조혼한 구여성 본처의 의미를 규명한다. 지금까지 자유연애에 관한 연구들은 한국 사회에 자유연애가 이식되는 과정을 전통적 가치들과 근대적·서구적 가치의 충돌과 투쟁이라는 관점에서 주로 설명해 왔다. 하지만 구여성 본처와 같은 소외된 존재에 주목하면, 한국 근대의 자유연애는 지향해야 할 근대적인 문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가 남성중심주의와 봉건적 폭력성을 함축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Publisher
한국현대소설학회
Issue Date
2018-06
Language
Korean
Citation

현대소설연구, no.70, pp.267 - 312

ISSN
1229-3830
URI
http://hdl.handle.net/10203/247155
Appears in Collection
HSS-Journal Papers(저널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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