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이태준의 돌다리에 수록된 1930년대 후반기 소설들 중에서 서정적 요소를 발견할 수 있는 단편들을 대상으로 그 서정적 특질을 살피고 있다. 단편소설은 그 양식적 특성상 ‘배제’와 ‘경제성’의 원리를 추구하게 된다. 이러한 단편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것이 바로 묘사, 이미지, 분위기, 그 외의 기법들이다. 이 논문은 이러한 일련의 요소들이 대상을 감각적으로 만듦으로써, 주체와 객체가 상호 침투하여 세계의 불가해한 면모들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서정적 과정의 일환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고 있다. 서정적 요소들의 결합과 반복 그리고 그 누적이 불러오는 ‘강렬한 물결’을 통해 감각 이상의 것을 감지할 수 있게 하는 효과에 집중한 것이다. 이태준의 짧은 소설들에는 이와 같은 효과가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1930년대 후반기에는 그 접근 방식이 뚜렷이 현실적인 면모에 가깝게 변화하였다. 이 논문은 이러한 이태준 소설의 특징을 서정적 특성의 효과에 기대어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했다. 이태준 소설의 서정적 특성은 두 가지 논점으로 진행된다. 첫 번째는 관찰자의 시선에 포착된 인물과, 그 인물의 ‘죽음’이라는 사건이 미치는 의미에 대한 것이다. 두 번째는 묘사를 통해서 소설을 관통하여 흐르는 긴장감을 유지시키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였다. 이러한 특성들을 활용하여 이태준은 1930년대 전반기에 보여주었던 피상적인 현실인식 태도와는 다른, 보다 현실에 밀착한 세계의 면모에 접근하였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