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과학화와 새로운 환경정책: 국립환경연구소의 설립과 환경정책의 과학적 제도화Scientization of the Environment and New Environmental Policy: A Creation of the National Environmental Research Center and the Scientific Institutionalization of Korean Environmental Policy
환경과학과 환경정책의 관계는 무엇이며, 한국 사회에서 이는 어떤 양상으로 나타났는가? 한국의 환경정책과 규제기관의 역사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에서 규제과학기관으로 설립된 국립환경연구소에 대해 주목한 연구는 찾기 어려웠다. 본 연구는 국립환경연구소의 설립을 중심으로 환경보전법 설립 전후의 한국의 환경정책을 점검하며, 과학적 연구기관이 환경정책의 수립과 실천, 더 나아가 시민들의 환경적 행위의 구성에 영향을 주었음을 주장한다. 국립환경연구소는 환경보전법이 제정된 직후 수립되었으며, 국립보건연구소 공해과의 시설과 기능을 이관받으며 그 시작을 알렸다. 설립 직후 환경 측정 기능을 도입하기 시작한 국립환경연구소는 조직개편을 통해 환경과학 교육 및 공해관리기사 교육으로 그 기능을 확장하며 환경보전법의 구체적인시행을 보조했다. 과학의 언어로 다시 쓰여진 한국의 환경정책은 분자화되고 계량화된 방식으로 환경을 재구성했으나, 환경규제기준을 설정하는 일은 환경실태를 측정하는 임무에 비해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 연구는 한국 환경정책의 과학화 과정을 조명함으로써, 과학기술학과 환경사회학 사이의 접점을 찾는데 기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