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테크 발전에 따른 변호사의 역할 변화-민사 분쟁 해결 서비스를 중심으로-

Abstract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은 법률서비스 시장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빅데이터와 인공지능기술에 기반한 리걸테크가 있다. 리걸테크의 물결은 전통적인 변호사 중심의 법률서비스 시스템을 붕괴시키는 거대한 쓰나미가 될 수도 있고, 법률서비스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그대로 소멸해버릴 수도 있다. 본 연구의 목적은, 리걸테크가 20년 후 민사 분쟁 해결 서비스를 중심으로 국내 법률서비스 시장에서 변호사의 역할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예측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먼저, Pasquale & Cashwell의 연구를 선행이론으로 설정한 다음, 그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하고 리걸테크의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변인들을 반영하기 위해 마노아 학파의 4가지 대안적 미래 시나리오 방식을 채택했다. 아울러 복수의 미래를 구성하는 키 요소로 리걸테크 관련 기술의 발전 정도, 리걸테크 산업에 영향을 미치는 법적·제도적 규제, 변호사업계와의 갈등 정도를 선정하여 4가지 대안적 미래 시나리오를 도출했다. 이어서 4가지 미래 시나리오 중에서 설문조사 결과와 전문가 심층 인터뷰 결과를 종합하여 타당한 미래와 선호 미래를 도출했다. 타당한 미래는 “보존” 시나리오이다. 리걸테크의 기술 진보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강한 규제로 인해 리걸테크 기업들이 규제에 저촉되지 않는 수준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활용함으로써 리걸테크 트렌드는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나는 상황이다. 반면에, 선호 미래는 “변형” 시나리오이다. 법률서비스 시장에 대한 규제가 일부 남아 있지만, 리걸테크가 기술적으로 도약하고 변호사업계가 리걸테크 기업과의 갈등에서 벗어나 리걸테크의 효용을 인식해 점차 수용하기 시작한다. 리걸테크 기업과 변호사 직역 간의 평화로운 공존으로 인해 법률서비스의 질이 높아짐과 동시에 시민들의 법률서비스 시장 접근성이 급격히 향상된다. 타당한 미래와 선호 미래의 큰 차이점은 변호사들이 리걸테크의 효용을 인식하고 이를 수용하게 된다는 점이다. 선호 미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리걸테크의 기술발전과 더불어 리걸테크를 대하는 변호사업계와 정부의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정부가 리걸테크의 효용을 인식하고 리걸테크 산업 발전을 위한 정책과제 수립 및 제도 개선에 나서도록 할 필요가 있다. 두 번째로, 지능형 법률정보 검색, 법률문서 자동생성, 소송 결과 예측과 같은 영역에서 변호사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기술발전이 이루어져야 한다. 변호사들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리걸테크를 활용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리걸테크를 쉽게 수용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리걸테크 기업은 법률서비스의 중간공급자로서 변호사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최종 수요자인 시민과 기업에게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반자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