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탈국가적 지평에서의 지역통합을 모더니티의 새로운 과제로서 승인하고, 동아시아 사회에서 탈국가적 정치공동체의 의의 및 형성 가능성을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동아시아 통합에 대한 회의적이고 비관적인 인식을 가급적 지양하고, 세계주의로 나아가는 일관되고 지속적인 방향성에서 탈국가적 통합으로서 동아시아 통합을 고찰할 필요성을 역설하고자 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논문에서는 세계주의적 지향점에서 탈국가적 공동체의 정치적 통합을 제시한 철학자인 하버마스(Habermas)의 논의를 이론적 기초로 삼아, 동아시아 통합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 유럽의 경험이 제공하는 중요한 성찰을 쟁점별로 정리하고, 이러한 성찰점들을 고려하여 동아시아 통합의 가능성 및 이론적·실천적 과제를 검토해 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유럽통합과 동아시아 통합을 비롯한 탈국가적 정치공동체의 성장이 모더니티의 발전 과정과 연결되는 맥락을 제시하면서 논의를 맺도록 한다.